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귄터 쿠네어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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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아닌 안드로메다자리 | |
이륙, 이륙. 카시오페이아자리의 깜빡이는 점들인 취락 행성들로 가기 위한 매일 밤의 탑승과 이륙. 뉴스와 날씨 현황, 습도와 행성에서 일어난 사건들의 보도가 끝난 직후인 정각 0시. 여자 아나운서의 다채로운 토르소가 새빨간 귀여운 입술을 열고 "0시입니다"라는 말과 함께 조심스럽게 날짜를 속삭인 다음 미소를 머금은 채 밤인사를 하고 오늘의 이륙 장면 중계를 예고한다. 이륙 : 아직도 일부 사람들은 텔레비전에서 출발 광경을 시청한다. 몇 년 전부터 신물나게 보아온 장면이다. 항상 똑같은 화면이다. 수백 명의 사람들이(물리적으로 지구와 비슷하게 만들어진 별자리로 떠나는 여행에 선택받은 사람들이다. 거기에는 식량 결핍이나 이러한 결핍에 대한 극심환 관리 체제가 없다) 납작한 관제 건물에서 쏟아져 나와 일렬 종대로 길게 줄지어 서서 인사에 응답하며 거대한 로켓에 오른다. 카메라를 향해 인사하고 웃는가 하면 한 손에는 가방을 들고 다른 손으로는 모자를 높이 흔들며 그들 모두는 이륙 준비가 된 탑 안으로 사라진다. 집에서 안락의자에 앉아 시청할 수 있듯이 출발할 때의 압력파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먼 곳에 설치된 또다른 카메라는 인적이 끊긴 출발선의 전체적인 모습을 한밤중에 시청자들의 방으로 전송한다. 그들은 납득할 수 없는 이유에서 에너지 소비를 무시하고 잠자리에 들기를 꺼린다. 보조개가 드러나는 아름다운 미소: "오늘은 2월 25일 금요일 0시입니다. 우리는 지금 8566번째의 이륙을 중계하고 있습니다. 모든 행성인들에게 밤인사를 전합니다. 시동을 거는 비행체들의 뭉똑한 후미에서 하얀 불꽃이 나오고 있습니다. 비행체들은 차례로 비계에서 떨어져 육중한 몸체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그 모습은 마치 물질과 기계가 실제로 먼 여행을 떠나야 할지 망설이는 것 같습니다. 진동하던 몸체가 갑자기 자기 결심을 굳힌 듯합니다. 상승 속도에 가속이 붙더니 점점 더 빨라집니다. 함께 흔들리는 카메라 렌즈에 잡히던 비행체들은 마침내 하늘의 전경, 즉 세계 무대의 이해할 수 없는 세트 앞으로 날아갑니다." 항상 똑같은 과정이다. 5년 동안 밤마다 반복되는 그 과정을 시청하는 것도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피곤한 일이 되고 말았다. 그런 종류의 시청은 지루하다. 가끔 뉴스 시간에 천왕성과 해왕성에서의 일상 생활에 관해 보도되기도 하지만 기술적으로 형편없고 대부분 단색이어서 세세한 내용은 거의 알 수 없다. 거기에 나온 사람들은 나무에서 과일을 따고 차를 타고 다니는가 하면 주거용 캡슐 앞에 앉아있기도 한다. 비록 불명확하고 지구의 국민들과는 정반대로 잘 먹고 걱정이 없는 듯한 인상을 준다. 자원은 조상들의 무분별함 탓으로 최저 생활의 혜택마저 모든 사람들에게 돌아가지 못한다. 그래서 이주해야 하며 매일 밤 정각 0시에 이륙한다. 우편으로 녹색 카드를 받은 사람만이 출발선에 '출두'할 수 있다. 그들은 곧 은하의 품에 안길 수 있다는 행복에 들떠 있다. 벌써 사람들이 잠자리에 들면서 칼로리 소모를 줄이기 위해 의식적으로 재빠르게 옷을 벗는 동안 감겨진 눈꺼풀 뒤에서는 아직도 로켓 엔진의 불꽃이 타오른다. 프로메테우스적인 계획의 바닥을 향한 횃불이다. 함께 날아갈 수만 있다면 좋으련만! 식사에 관한 대화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빛바랜 요리책을 몰래 뒤적일 필요도 없다. 마지막으로 남은 새들 중의 하나인 까치나 까마귀를 절망적이고 탐욕스러운 눈으로 응시하지도 않는다. 그것들은 자연 보호 대상이기는 하지만 멸종(더 정확히 말하자면 잡아먹히는 상태)을 면할 길이 없다. 그러나 자원 봉사자들은 그것들을 잡지 않는다! 녹색 카드를 제시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우리가 별로 알지 못하는 우주가 닫혀있다. 모르면 모를수록 비행 궤도는 더 멀리 뻗어나간다. 마치 확장의 대가가 정복한 것을 자연과학적으로 이해하는 일반적인 능력의 위축인 듯하다. 지식은 더 넓어지지만 더 피상적이 된다. 사람들은 잠자리에 누워서 자신들이 너무 많이 알고 있다는 것을 안다. 그리고 그것이 전혀 쓸모 없으며 포만감이나 원기, 혹은 만족이나 위안을 주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30세기는 원지점에 머물러 있고 침대에서 바라보면 침묵하고 있다. 그것은 지속적이며 측정 가능한 무상함의 통돌이다. 이륙, 이륙. 0시에 초단파 방송에 나오는 여인의 얼굴과 봉긋 벌어진 입술을 대하면 잠이 달아난다. "오늘은 4월 10일 화요일 0시입니다. 우리는 지금 ------번째의 이륙을 중계하고 있습니다." 무리들이 부드러운 확성기 목소리의 지시에 따라 정렬하고 있다. 탑승. 벌써 카운트다운이 시작된다. 그때 색들이 제 빛깔을 잃더니 유리 뒤에 무지개를 나타내는 스펙트럼이 펼쳐진다. 유리 안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부드러운 목소리가 말한다. "화면 장애가 발생했습니다. 채널을 고정하시고 기다려 주십시오..." 곧 이어 색들이 다시 화합한다. 불꽃들이 벌써 우주선들에서 뿜어나온다. 우주선들은 허공에 떠올라 처음의 느린 속도가 점점 빨라지더니 태양의 시궤도를 향해 북쪽으로 나아간다. 1등성 별들이 금세 흐릿해지더니 안드로메다, 물고기, 페가수스, 고니 사이로 사라진다. 반짝이는 반점들은 옛날에 학교에서 애를 쓰며 암기했던 별자리들을 암시한다. 아이들이 무의미하게 던져진 곡식 낱알 크기의 별들에서 이집트 공주, 날개 달린 말, 조류와 어류를 상상해내기란 무리였다. 하지만 지금 그 별자리들이 흐린 유리판 위에 나타나 깜빡거리고 반짝인다. 프로그램은 끝나고 잠자리가 기다리고 있다. 옷을 벗을 때의 움직임이 느려진다. 이불 속에 들어간 시청자들에게 갑자기 커다란 의구심과 특별한 종류의 오한이 엄습한다. 4월 10일 0시인 오늘의 하늘에는 원래 안드로메다, 물고기, 페가수스, 고니 등이 존재하지 않는다. 습관적으로 조용한 손놀림으로 이불에서 빠져나와 창문가로 달려간다. 사실이다. 집 바깥에서는 앞서 방송된 것과는 전혀 다른 하늘이 걸려 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몸이 오싹해진다. 다음날 저녁 텔레비전 수상기 앞에서 "0시입니다..."와 "이륙"이라는 말을 들을 때 가슴이 뛰고 맥박이 빨라진다. 벌써 화면에는 늙은 남자들이 지팡이에 의지한 채 가방을 끌며 비틀거리고 있다. 곱슬곱슬한 흼의 노파들은 카메라를 향해 통풍에 걸린 손가락을 흔든다. 그들의 눈은 삶의 의욕과 희망으로 빛난다. 무리 중에는 젊은 사람들도 끼여 있다. 그들이 흥분한 상태에서 웃을 때 드러나는 이는 지구의 궁핍에서 벗어나 더 좋은 삶이 여행자를 기다리고 있는 에덴 동산에 대한 갈망을 보여준다. 그런 식으로 행렬은 관제 건물 위의 확성기에서 흘러나오는 친절한 안내 방송에 따라 로켓 쪽으로 밀려간다. 마침내 마지막 승객 뒤에서 마지막 철문이 닫힌다. 순간적으로 화면이 가라앉는다. 곧 새로운 화면, 즉 숨겨진 카메라에서 바라본 출발선의 화면이 비칠 것이다. 곧 그것과 함께 오늘은 철저히 검사한 감청색의 밤하늘이 나타날 것이다. 화면은 불안하게 더듬듯이 시멘트 바닥과 그 경계에 면한 지평선을 끌어당기며 계절과 일시에 맞는 12궁, 안개, 항성 등을 지닌 검은 공간을 제시할 것이다. 안도의 한숨. 하지만 어제 느낀 불안의 잔영이 아직 남아있다. 어째서 어제는 다른 하늘이 출발선을 덮고 있었느냐는 의문이 남는다. 비록 그 다음의 밤들이 각각 정확한 태양의 시궤도를 제공하고 모든 것이 정상이거나 정상인 것처럼 보인다 할지라도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다. 누구나 느낄 수 있듯이 어떤 감정은 결코 떨쳐버릴 수 없다. 그것은 초대받은 집의 문이 열리자 기대한 손님 방 대신에 어두운 심연, 즉 미지의 암흑이 나타나는 듯한 감정이다. 설사 그 문을 두 번 다시 열지 않는다 할지라도 진정이 되지 않는 불안을 가슴에 품고 있다가 친구들과 아는 사람들에게 그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생각해봐, 최근에 이륙할 때 4월의 한가운데에 11월의 하늘이 나타났다니까! 너희들에게 맹세해도 좋지만 안드로메다가 거기에 있었어! 방송국에 있는 누군가가 잘못된 필름을 끼워넣은 것 같았어..." 형체도 없는 은밀한 의구심을 털어놓고 나면 마음이 홀가분해진다. 불편한 심기는 밖으로 드러내야 사라진다. 친구들과 마음이 홀가분해지는 대화를 나눈 지 3일 후 아침에 복도의 편지 투입구 밑에서 이륙을 명령하는 녹색 카드를 발견하면 때아닌 안드로메다의 출현은 꿈을 꾼 것에 불과하다고 벌써 확신하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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