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가 떠나야 한다기에...

그대가 떠나야 한다기에 난 미리 아파했습니다.

막상 그대가 떠나고 나면 한꺼번에 아픔이 닥칠것 같아 난 미리부터 아픔에 대비했습니다.

미리 아파했으므로 정작 그 순간은 덜할 줄 알았습니다.

또한 그대가 잊으라시면 난 그냥 허허 웃으며 돌아서려 했습니다.

그대가 떠나고 난 뒤의 가슴 허전함도 얼마든지 견뎌낼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미리 아파했으나 그 순간은 외려 더했고 웃으며 돌아섰으나 내 가슴은 온통 눈물밭이었습니다.

얼마든지 견디리라 했던 그리움도 시간이 갈 수록 자신이 없어집니다.

이제 와서 어쩌란 말인지...

그러나 나는 그런 중에도 그대를 생각했습니다.

내 가슴이 이런데 당신의 가슴이야 오죽하겠습니까.

슬픔을 슬픔이라 이야기 하지 않으며 아픔을 아픔이라 이야기 하지 않으며

그저 행복했다고 다시 만날 날이 있으리라고 이 세상 무엇보다도 맑은 눈물 한점 보이고 떠나간 그대

아아, 그대는 그대로 노을이었습니다.

내세에서나 만날 수 있는 노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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