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오스터
회상의 문제점

그래, 지금 생각하면 부끄러운 일이 너무 많다. 때로는 이런 생각도 든다. 내 인생이 많은 후회와 탈선과 돌이킬 수 없는 실수로 점철된 인생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과거를 회상하는 일의 문제점이 바로 이것이다. 과거의 자신을 돌아다보며 우리는 얼마나 놀라는가. 그러나 지금 후회해봐야 소용없는 일임을 알고 있다. 지금 어떻게 돌이켜 고칠 수도 없는 일 아닌가. 때가 너무 늦었다. 그래서 남기는 것이 이 글이다. 모든 것을 다 얘기하련다. 언제 무엇이 일어났는지, 일의 순서는 상관 없다. 첫 번째 것이 두 번째고, 두 번째 것이 마지막 것이고 - 이게 무슨 차이가 있단 말인가. 모든 것이 동시에 내 머릿속에서 소용돌이치고 난 그저 내가 이렇게 말할 때까지 사라지지 않고 남아있는 생각만을 붙잡는다. 그것만으로도 승리라고 생각하면서. 그래서 당신에게 혼란을 가져다 준다면 그냥 미안할 따름이다. 내겐 다른 선택이 없다. 내가 잡을 수 있는 것만을 놓치지 않고 붙잡을 뿐이다.

폴 오스터, "폐허의 도시" p. 62 -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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