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2시간 가량 영화 속에 넋을 빼앗기고자 할 때, 그 선택의 근거에는 스타의 이름이나 감독의 무게감이 든든히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가끔은 그런 일반적인 상식에서 벗어날 때도 있는 법. 디즈니 에니메이션이 그런 대표적인 예가 아닐까? 누가 주연을 맡았는지, 어떤 감독의 손 끝으로 창조되었는지, 그런 점은 대부분의 관객에게 있어서는 미리부터 제외대상이다. 디즈니 에니메이션을 보면서 우리가 기대하는 것은, 애니메이션이 주는 풍성하고도 화려한 시각적 즐거움과 그 즐거움을 더욱 상승시켜주는 음악의 화학반응, 그리고 한가지 더 덧붙여보자면 해마다 야심적으로 내놓는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이 이번엔 또 어떤 색다른 충격으로 다가올지, 미리부터 상상해보는 설레임일테니까 말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 96년을 수놓는 디즈니의 34번째 장편애니메이션 <노트르담의 꼽추>는 이제까지의 작품과 비교해볼 때 그다지 손색이 없다는 느낌이다. 아니, 음악면에 있어서는 우리의 감성을 꼬집고 자극할뿐더러,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청각적 해방감까지 맛보게 만들어준다. 그렇게 이 영화의 음악은 무척이나 복합적인 양상을 띄고 있다.
그래서 한가지로 딱 꼬집어 표현하기엔 혀 끝에 닿는 느낌이 너무나 미묘하다. 우선 빅토르 위고의 원작이 주는 고전적인 비장함도 하나의 원인이 될 수 있겠고, 작품의 배경이 되는 1487년 파리의 풍경과 천상과 지상을 연결시켜주는 노트르담 성당의 성스러움, 그리고 여주인공 에스메랄다가 집시라는 점에서 그 복잡미묘한 맛의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우선 배경인 파리가 주는 유럽적 감수성과 집시들의 흥겨운 춤과 노래에 얹혀져있는 이국적인 낭만이 영화의 도처에 깔려있다. 게다가 그 집시들이 벌이는 카니발은 마치 브로드웨이의 무대를 1400년대로 옮겨놓은 듯 우리의 시청각적 너비를 무한정 잡아끄는 듯 한다. 하지만 재기발랄하게 영화의 분위기를 채워주던 그 선율도 노트르담 성당으로 문득 발걸음을 옮겨가다 보면 종교적 장중함과 무게감으로 순간 엄숙해지는 느낌이다. 150명의 합창단에 의해 녹음된 그 찬송의 선율은 가끔은 천상의 선율인 듯 은혜롭게 목소리를 가다듬고 또 가끔은 죄와 벌을 징벌하듯 무시무시한 표정을 한 채 몰아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영화의 첫 시작부분으로 가 보자. "The Bells of Notre Dame"이라는 매혹적인 선율이 우리를 영화 속으로 유혹하고 있다. 집시 꼭두각시이자 이 영화의 처음과 끝을 하나로 연결시켜놓는 사회자 클로팽이 영화의 애피타이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 주인공 콰지모도가 어떻게 해서 성당의 종탑에 갇히게 됐는지, 그리고 반쪽괴물이라는 그의 이름이 의미하듯 그가 어둠 속에서 살아야만 했던 그 슬픈 사연이 낱낱이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그 뒤를 이어서 순수하고 맑은 영혼을 가진 콰지모도가 소개되고, 그는 종탑 위에서 세상을 내려다보면서 이렇게 얘기한다. "단 하루만이라도 세상에 내려가서 사람들과 함께 살고 싶다"고. 이 노래가 이 영화에서 콰지모도의 목소리 연기를 맡은 <아마데우스>의 주인공 톰 헐스(Tom Hulce)에 의해 애달프게 부르는 "Out There"이다. 그런 콰지모도에게 세명의 상상 속의 친구들, 빅터, 위고, 라베르네는 그를 충동질한다. 결국 콰지모도는 이 도시의 압제자인 프롤로의 명령을 어기고 세상 속으로 몰래 잠입해 들어가게 되는데, 바로 그 날이 1년에 단 하루분인 만우제, 바보들의 축제이다. 그 축제가 화려하게 펼쳐질 때 시끌벅적하게 분위기를 돋구던 곡이 바로 "Topsy Turvy(아수라장)". 하지만 콰지모도가 바보들의 왕으로 뽑히게 되면서 프롤로의 노여움을 사게 되고, 그를 구하려던 에스메랄다 역시 성당에 갇히고 만다. 이때 성당 안에서 에스메랄다가 부르던 서정적인 노래가 "God Help the Outcasts"인데, 물론 영화 속에서 에스메랄다 목소리는 허스키한 보이스가 매력적인 데미 무어(Demi Moore)가 맡고 있지만, 정작 노래는 연극배우 하이디 몰렌하우어(Heidi Mollenhauer)의 음성 속에 녹아 들어가서 근사하게 울려퍼지고 있다. 게다가 사운드트랙의 뒷부분엔 재능 많은 여배우 베티 미들러(Bette Midler)의 목소리에 또 한 번 담겨서 그 숭고하고 깊은 울림이 계속 이어지는 듯 하다. 그런 에스메랄다를 보면서 콰지모드는 천국의 빛을 본다. 하지만 프롤로는 탐욕 속으로 빠지는 지옥의 불길을 느낀다. 그렇게 에스메랄다를 향한 두 극단적인 감정이 "Heaven's Light"와 "Hellfire"로 연결되어 담겨있는 것도 재미있다. 어쨌든 에스메랄다를 향한 콰지모도의 감정은 여간 혼란스러운 게 아니다. 그때 그의 상상 속의 친구들이자 그의 속마음을 대변하고 있는 돌조각 친구들이 그에게 위로의 노래를 불러준다. "A Guy Like You"는 이 세상의 그 어디에도 없는 매력적인 남자라고 그에게 짐짓 용기를 복돋아주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이 곡이야말로 영화 속에서 가장 유쾌하고 신나게 울려퍼지는 노래가 아닐까 싶다. 그 뿐 아니라 에스메랄다에게 위기상황을 알려주기 위해 콰지모도와 호위대장 피버스가 집시들의 은신처인 기적의 궁전으로 찾아가자 섬뜩하게 울려퍼지던 "The Court of Miracles" 역시 긴장되는 순간을 무척이나 유머러스하게 이어주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다.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노트르담의 긴 여정을 마무리하듯 부드러운 마침표를 찍는 All-4-One의 "Someday"가 근사한 하모니를 들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음악이 근사한 소리빛을 이뤄내는 것은 모두 디즈니 애니메이션 음악의 거장 앨런 멘켄(Alan Menken)과 <포카혼타스>에서부터 손뼉을 맞춘 스티븐 슈워츠(Stephen Schwartz)의 노고가 빛을 발하는 덕이다. 사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얘기할 때 앨런 멘켄의 이름을 어찌 빠트릴 수 있을까?  <라이온 킹>을 제외한 모든 디즈니 애니메이션 음악 신화의 장본인이고 그 자체로 마이다스의 손임을 자랑한다. 그의 손길이 닿는 곳 마다 음악은 황금옷을 갈아입고 순간순간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특히나 이 영화에선 만우제에 참여한 콰지모도가 수치와 굴욕을 당할 때 흐르던 "Humilation"이라던가, 콰지모도가 살고 있는 종탑의 내부가 신비롭게 펼쳐질 때 흐르던 "The Bell Tower", 에스메랄다를 잡기 위해 프롤로가 파리 시내를 불태울 때 울려퍼지던 "Paris Burning"은 물론, 노트르담 성당이 성역임을 주장하고 에스메랄다를 옮길 때 외치던 그 한마디 "Sanctuary!", 교활한 악당 프롤로를 무찌를 때 흐르던 "And He Shall Smite the Wicked", 콰지모도가 어둠 속에서 밝은 곳으로 이끌려 나올 때 아름답게 채워지던 "Into the Sunlight"까지, 신비롭게 떠도는 앨런 멘켄의 선율과 스티븐 슈워츠가 성스러운 가사를 붙인 합창단의 하모니가 우리를 영적인 세계로 안내하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이 영화 사운드트랙에서 제일 주목해야 될 것은 All-4-One이 부르는 주제가 "Someday"가 아닐까? 94년 소울감각의 발라드 "I Swear"로 전세계적인 사랑을 받았던 이들이 영화의 주제가를 부르는 것도 특기할 만한 일인데, 그것도 아카데미상이 암암리에 내정되어있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주제가를 부르고 있다니, 여간 흥미로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All-4-One과 '초록은 동색'처럼 여겨지는 우리나라 R&B 그룹 솔리드가 Someday의 한국어 버전을 불러주고 있다. (여러가지로 세심하게 고려하고 애쓴 흔적이 엿보인다.) 과연 이 곡이 "Under the Sea", "Beauty and the Beast", "A Whole New World", "Can You Feel the Love Tonight", "Colors of the Wind"로 정성스럽게 쌓아올려진 공든 탑 위에 또 하나의 영광스런 돌멩이를 올려놓을 수 있을지, 이제 기다려볼 일만 남았다.
글 / 권 영

Songs : Music by Alan Menken
               Lyrics by Stephen Schwartz
Original score by Alan Menken
Latin lyrics adapted by Alan Menken
Songs produced by Alan Menken and Stephen Schwartz
Score produced by Alan Menken
Executive Album Producer : Chris Montan
Music Production Supervisor : Tod Cooper
Music recorded and mixed by Bruce Botnick
Songs arranged and orchestrated by Michael Starobin
Score orchestrated and conducted by Michael Starobin
Additional score orchestrations by Danny Troob
Vocal arrangements by David Friedman
Songs conducted by Jack Everly
Music Editor : Kathleen Fogarty-Bennett
Orchestra Contractors : Sandy De Crescent, Seymour Red Press, and Ken Watson
Vocal Contractors : David Friedman and Tonia Davall
Music preperation by Dominic Fidelibus
Music recorded at Todd-AO Scoring, Sony Music Studios/NY, Signet Sound Studios, The Hit Factory, Paramount Stage M, and Air Lyndhurst Studios
Pipe organ recorded at St. Paul's Knightsbridge
Music mixed at Pacific Ocean Post
Additional recording by Michael Farrow
Music Recording Assistants : Thom Cadley, Tom Hardisty, Dave Marquette, Andrew Page, Andy Bass, Paul Wertheimer, Carl Glanville, and Geoff Foster
Album mastered by Bruce Botnick

"Someday"
Performed by All-4-One
Produced and arranged by Walter Afanasieff
Orchestrated by and conducted by William Ross
Recorded and mixed by Dana Jon Chapelle
All-4-One appears courtesy of Blitzz/Atlantic Records
Walter Afanasieff appears courtesy of Sony Music

"God Help the Outcasts"
Performed by Bette Midler
Produced by Arif Mardin
Arranged by Steve Skinner
Orchestration and additional arranging by Arif Mardin
Recorded and mixed by Michael O'Reilly
Bette Midler appears courtesy of Warner Bros Records

Album art direction by Eileen Mooney and Judy Barnes
Album design by Luis Fernandez, Kara Valeri, and Anne Claire Marlborough
Cover Illustrator : David Goetz

The Hunchback of Notre Dame Animation story by Tab Murphy
Animation screen play by Tab Murphy, Irene Mecchi, Bob Tzudiker & Noni White, and Jonathan Roberts
Produced by Don Hahn
Directed by Gary Trousdale and Kirk Wise

c 1996 Wonderland Music Company, Inc. (BMI) / Walt Disney Music Company (ASCAP)
p 1996 Walt Disney Records